라면, 건조 식품으로 '방부제' 사용하지 않아
숙주·양파· 곁들이면 무기질, 비타민 등 보충 가능해

1800년대,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개발된 가공식품. 바쁜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약간 죄책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매경헬스는 식품기업의 더 건강한 제품 개발을 독려하고, "피할 수 없다면 조금 더 건강하게" 가공식품을 가치 있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하기 위해 ‘건강한스푼’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1963년 우리나라에 처음 ‘라면’이 등장합니다. ‘삼양라면’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삼양식품은 “한 끼 식사로 전혀 손색없는 값싸고 영양가 높은 주황색의 ‘삼양라면’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은 역사적인 식품 문화의 혁명”이라고 설명합니다.

이후 지금까지 라면은 60년동안 한국인의 든든한 한끼 식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라면 소비량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간 1인당 77개 라면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라면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K-푸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요.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9억52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4.4% 증가했습니다. 9년 연속 최대 수출기록 경신이자 역대 최대 실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든든한 라면이지만 ‘건강’과 만나면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높은 칼로리와 나트륨 함량’, ‘방부제가 많이 들었을 것이다’, ‘영양 불균형’ 등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강합니다.

라면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하나를 먹더라도 더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라면의 가치 있는 소비’ 방법을 알아봅니다.

라면에는 방부제가 많다? 열량 정말 높을까?

라면에 인식 중 ‘방부제’를 많이 넣을 것 같다는 ‘추측’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라면에는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라면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원리는 바로 ‘건조’ 입니다. 식품을 변질시키는 원인 중 하나는 ‘미생물’ 인데요. 미생물은 수분 함량이 12% 이상이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라면의 면과 스프는 건조 시킨 제품입니다.

윤재원 농심 스프개발1팀 팀장은 “건조한 라면과 스프는 수분 함량이 4~6% 수준이기 때문에 미생물이 번식할 수 없다”며 “쌀이나 밀가루에 방부제를 넣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로 라면은 방부제 없이도 상온에서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 = 김나리 기자]
[그래픽 = 김나리 기자]

또 라면은 열량이 높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하는 한국인 1일 ‘에너지 필요 추정량’을 살펴보면 19세이상 성인은 2000~2500kcal 입니다. 20대는 남자는 2600kcal, 여자는 2000kacl 에너지가 필요하고, 3040 연령층은 남자 2500kcal, 여자 1900kcal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한끼 식사로 라면 1봉지를 섭취할 경우 높은 열량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면은 정제 탄수화물에 속하고 국물까지 마시기 때문에 식 후 혈당 수치를 올리는 기준인 GI지수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당뇨병 위험군 또는 당뇨병 환자는 단순히 총 칼로리만 보고 자주 라면을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비타민∙무기질 보충은 채소로, 국물은 남기세요

라면 섭취로 열량은 충분히 보충할 수 있지만 비타민, 무기질 등 일부 영양소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영양소를 갖춘 한끼 식사를 위해서는 이를 보충할 수 있는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박유경 경희대학교 의학영양학과 교수는 “라면 섭취 시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등이 부족할 수 있어 양파, 파, 숙주나물 등 야채를 추가해서 먹는 것이 좋고, 부족한 단백질은 계란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라면을 주식(主食)처럼 규칙적인 식사 대용으로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성장기인 어린이의 경우 더 주의가 필요한데요.

박 교수는 “입맛은 더 강한 맛을 찾게 된다”며 “어린이는 맵고 짠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자주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는 평소 나트륨 조절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라면 섭취 시 국물을 남겨 나트륨을 조절해야 합니다.

평소 라면 섭취가 잦은 사람이라면 조금은 조절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개수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먹는 양보다 조금씩 줄이면 라면이 더 맛있고 건강한 특별식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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